나는 (경제적)해자를 지닌 사람인가?(Feat.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

몇년간 드라마를 안보다가 최근에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이태원 클라쓰라는 드라마인데 남자주인공의 삶에 대한 마인드가 너무 마음에 들어 계속 보게 되고 있다. 이태원 클라쓰를 보면서 주인공이 만들어가고 있는 해자를 보면서 나의 해자여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경제적해자(Economy Moats)는 경쟁사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주는 높은 진입장벽과 확고한 경쟁우위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해자는 원래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곽을 따라 파놓은 못을 가리키는데,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해자에 비유한 용어가 경제적해자이다. 이 단어는 1980년대 워렌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BRK.A US) 연례보고서에서 최초로 사용되어 지금까지도 투자 아이디어로 기업의 장기적 성장가치의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기업이 가질 수 있는 경제적 해자의 요소로는 규모의 경제, 무형자산, 교체/전환비용, 네트워크 효과, 가격 경쟁력 등이 있다. 먼저 규모의 경제는 1개 또는 소수의 기업이 특정부문의 시장을 독점하면서 진입장벽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보잉과 에어버스처럼 두 기업이 민간항공기 제조의 90%이상을 차지하면서 민간항공기 제조시장에서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형자산의 경우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브랜드파워나 다른 기업은 갖을 수 없는 특허권 등을 가져 경제적인 해자를 지니는 것으로, 애플의 경우 애플만의 생태계를 만들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10년 넘게 브랜드가치 1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해자를 갖는 기업이다. 전환비용은 사용자가 쉽게 버릴 수 없는 삼품이나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기업으로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같은 기업이 해당될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채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으로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이 이러한 해자를 가진 기업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경쟁력은 기업이 경쟁사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공급하면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해자로 대표적인 기업은 너무나도 유명한 월마트가 있을 것이다.

 

부동산 측면에서의 경제적 해자를 보자면 직주근접, 주변인프라, 교통시설, 학군 등이 있다. 고소득이면서 워라밸이 보장된 양질의 직장이 많은 직장이 있는 곳으로부터 출퇴근 시간이 적게 걸리고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해 출퇴근하기 쉬운 동네라거나, 주위에 높은 모의고사점수나 특목고를 잘 보내는 학교를 찻길을 건너지 않고 보낼 수 있는 아파트, 언제 어디서든 쉽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인프라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영화관이나 아트센터가 근접해 있는 부동산, 숲과 같이 녹지와 가까워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부동산, 노선이 변경될 일이 거의 없는 지하철이 가깝게 있는 부동산인 경우에도 좋은 해자가 있는 부동산이라 생각한다.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보면서 위의 재테크 대상의 경제적해자가 아닌 나 스스로의 경제적해자 여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태원 클라쓰는 웹툰 원작인 JTBC드라마로 지금까지의 내용을 보면 자유를 찾기 위해 재벌가의 갑질과 같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소신과 고집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루려 하고 있다. 무모해보이고 특별한 재능이 있어보이지는 않지만 우직하게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은 박새로이는 회를 거듭할수록 단밤과 본인만의 경제적해자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먼저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으로 장가의 주가가 폭락했을 때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의 이유는 장가는 우량주였고, 주가하락의 이유가 기업가치의 손실이 아닌 장남의 이슈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세계가 압축된 지역인 이태원에서 성정체성과 인종 등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단밤이라는 포차를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그리고 임차하여 운영했던 단밤의 건물을 장가의 CEO인 장대희가 매입한 상황에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각하여 건물을 매입한다. 그리고 매입한 건물에서 단밤 포차 직원들과 걱정없이(?) 포차 운영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박새로이는 우량기업의 주식 투자를 통해 8년이라는 시간동안 매년 배당이라는 금융소득을 만들어왔다. 이후 금융소득외에도 사업소득을 만들어 2군데에서 소득을 얻게 되었고, 이후에 건물매입을 통해 부동산과 사업소득, 금융소득을 만들어 경제적해자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박새로이가 우직하지만 더디다고 표현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15년짜리 계획에서 8년만에 3개의 부문에서 소득을 만들어내서 우직하고 실천력이 강하며 그에 대한 퍼포먼스가 굉장히 좋은 경영인으로 보인다.

 

 

회차가 지날수록 박새로이는 장가라는 경쟁사로부터 단밤을 보호하는 해자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해자를 만들어 나가면서 장가와 경쟁하게 될지 기대가 되면서 정말 소신에 대가가 없는 삶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태원 클라쓰를 8회까지 본 후에 스스로에게 '나도 경제적해자를 가지고 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떠한 경제적해자를 만들어 가야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고, 하나씩 생각을 해보았다.

경제위기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제위기가 오면 먼저 집값과 주식값이 폭락한다. 사람들은 이 때가 줍줍의 기회라고 생각해서 경제위기를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오면 먼저 본인의 부채가 연장이 안될 확률이 높아진다.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상황도 어려워지고 그로 인해 회사를 잃을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실직으로 인해 회사에서 누리던 저금리대출과 각종 복지 및 혜택이 없어지고 사회적지위도 잃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원금청산을 위한 부동산과 주식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는데 이 마저도 가격이 폭락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할 상황이 올 것이다. 이라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나는 해자를 가지고 있어 이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

 

먼저, 나의 직업으로 지속적으로 현금창출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창출되는 현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가? 나의 가족들과 생활하기에 부족하지 않은가? 이러한 근로소득을 더 늘리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근로소득 외에도 금융소득과 같은 소득원이 존재하는가? 근로소득과 마찬가지로 다른 소득원도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는 시스템인가? 현재 가정에 부채비율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가? 박새로이가 주방장에게 월급을 2배 주면서까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었는데, 나는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한 경제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는가? 비용효율성 측면에서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가? 과소비로 인한 누수를 줄이고 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는 지금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건강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가?

 

사실 이 대답에 대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 있고 정확한 가계상황에 대한 수치도 있기 때문에 비공개로 작성되었고 지난 10년간 열심히 살아온 덕분에 어느정도는 해자를 지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만들어야 할 해자가 더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더 건강유지에 힘쓰고 노력하고 절약하고 투자해서 외부요인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할 수 있는 가계해자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텀블러에 먹으면서 커피값을 아끼는게 제일 중요한 절약방법일 것 같다.

 

기업이나 부동산의 해자를 보시기 전에 여러분들은 가정을 지킬 수 있는 해자를 가지고 있으신가요? 제가 생각한 것 외에 다른 가정의 해자요소가 무엇이 있을까요?